‘복잡한-생각-방식’
작업은 여러 가지 재료로 캐스팅을 한 뒤에 디지털-이미지를 오버랩 한 후 또다시 오브제를 붙이거나 페인팅을 한다. 몇 가지 작업을 믹스한 복잡한 과정이다. 그래서인지 머릿속이 항상 복잡하다. 길을 가다가도 도시의 풍경을 보며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리고, 그 순간에도 또 다시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한다.
유년시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가지 몽상을 했다. 초등학교 성적표엔 주의가 산만하단 글이 자주 등장하곤 했다. 그리고 이 ‘생각-방식’은 지금도 여전히 내 안에 존재한다. 한 사물에 두 가지 혹은 여러 가지의 개념이나 이미지를 습관처럼 담으려고, 이를 배재하면 무엇인가 만족스럽지 않다.
‘욕망의 전유물’
어느 날부터인가 난 생계를 담보로 한 일상의 업무보다 작업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 하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엔 항상 작업생각이 꽉 차있었고, 작업을 할 때는 일 걱정에 집중을 못하는 ‘불치병’을 갖고 산다. 이런 고질적 증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난 “내 자신이 원 하는 것이 무엇일까?”란 질문을 한다; 예술이란 숭고한 정신인가! 아님 잘 먹고 잘사는 길인가! 어느 것이 내 마음 의 진실일까? 이러다 내린 결론이 작품을 하면서 잘 먹고 잘사는 것이란 아주 쉬운 결론... 일상의 소시민적 삶에서 내 집 마련이 꿈이듯 혹은 더 좋은 미래를 위한 부적을 쓰듯 삶을 그리려 한다. 그에 대한 구체적 해답은 찾지 못했지만 원하는 표현의 길은 분명해 졌다. 현대적 삶에서 소유하고 싶은 물질들과 그것에 중첩되는 관념과 자각을 드러내는 형태의 결과물이 그것이다. 그 과정에서 삶의 성격은 지시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아지는 것이며, 상반된 또는 서로 어긋난 어떤 내용들이 한 화면에 전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