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eople.cyworld.com/cypeople/tomem/tomem_view.asp?tomem_item_seq=648443&choice_flag=1
나는 정확함이 불편합니다.
정확해서 ‘보고 있는 그 형상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또렷함이 불편합니다.
생각해보면, 딱 떨어지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은데도
대개의 사람들은 그런 애매모호함을 견딜 수 없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걷고 싶어서 걷다가.. 멈추고 싶어서 멈춰 선 곳에서.
고개를 들어 나 외에 움직이는 것들을 바라보았어요.
사람도, 바람도, 햇볕도,
모두 수평으로만, 수평으로만 흐르는 것 같았어요.
그 순간 돌연,
나는 가만히 있다는 것이,
나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것들이 슬퍼졌습니다.
모든 것은 약속이라도 한 듯 어김없이 움직여 왔는데도 말입니다.
현재의 내 무의식이 많은 기억을 더하거나 뺐겠지만
그런 흐름을 겪고 난 후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떤 기억이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만,
누구에게나 소중한 기억이 있겠지요.
흐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순간순간.
아무리 시간을 몰아가도 내겐 하나의 세상이었던 <순간>을 그림으로 내려 놓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