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서 량
〈 I am here · 나 여기에 〉展
전시기간: Part I. 2014. 8. 12（Tue）- 9. 21（Sun）/ Part II. 2014. 9. 22（Mon）- 10. 31.（Fri）
갤러리 블랭크는 〈Sound : 소리〉를 테마로 2014년 8월 12일（화）부터 10월 31일（금）까지 1, 2부로 나누어 김서량 작가의 개인展 〈 I am here · 나 여기에 〉를 기획 전시한다. 전시의 타이틀인 'here'은 '듣다'라는 뜻의 hear과 같은 발음기호를 가지는데, 조금은 낯선 소리설치작업을 통해 삶의 통찰을 시도한 김서량의 작품을 잘 대변해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녀의 사운드 작품은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되어 함께 디스플레이 되었으며 관련한 전시평문과 작업노트, 인터뷰가 공개되며, 전시기간 중에 작업 에피소드도 업로드 될 예정이다.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진 화면의 변화만큼 사운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다. 가령 스피커가 없는 텔레비전은 상상할 수도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형태나 색 혹은 재료의 특성을 매개로 발전해온 미술 분야에서 음악이 아닌 소리가 어떤 역할을 하며 자리를 잡아가게 될지는 아직도 실험 중인 단계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김서량 작가는 그동안 하얗게 칠해진 문이나 소라모양의 화분, 길거리의 배수구 안에 스피커를 설치하는 등 간단한 오브제와 함께 소리설치작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미니멀한 형태의 오브제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은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으로부터 생겨난 소리들인지 알려지지 않은 채 관람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인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김서량은 한국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독일로 떠나 사운드 아트 분야의 1세대 예술가라 할 수 있는 크리스티나 쿠비쉬 교수를 만나면서 사운드 아트의 기원과 개념, 테크닉을 공부하며 소리에 대해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작품에 사용되는 소리파일은 작가가 직접 사물을 마찰시키며 만들어 내거나 거리에서 수집한 소리들을 작곡하듯 배열하고 편집한 것이다. 1부 전시에서는 2009년도부터 지금까지 거리에서 스치듯 만나게 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왼쪽 귀를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저마다 모국어로 서명을 받아 제작한 〈May I photograph your ears?（당신의 귀를 찍어도 될까요?）〉사진작품과 함께 창문을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들리는 소리,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소리들을 일주일 동안 찾아다니며 녹음한 사운드와 소리를 찾아 녹음하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창문에 그려낸 미로 이미지를 담아 영상으로 제작한 작품 〈walk stand turn around... search ＃03〉을 선보인다.
작가는 유년시절 엘러베이터에 홀로 갇힌 경험 이후 앓게 된 폐쇄 공포증이나 가족들과 바닷가 물놀이 중 파도가 덮쳐와 물이 귓속으로 들어왔던 순간의 아픈 기억들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아 그것을 스스로 치유하려는 시도를 이어간다. 〈May I photograph your ears?（당신의 귀를 찍어도 될까요?）〉 또한 어린 시절 오랫동안 귓병을 앓았던 기억을 상기하며 시작한 것으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가고 있는 작업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내면에 존재하는 두려움이나 상처를 들여다보는 행위가 객관화되어 관객에게 보이게 될 때 작품은 현대인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면서 그들의 내재된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1부에 이어 9월 22일부터 시작되는 2부 전시는 닫힌 세 개의 문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와 외부의 거울을 통해 닫힌 문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작품과 함께 감옥의 창살을 연상시키는 길거리의 배수구를 이용한 작업 등을 통해 사운드설치의 매력을 한껏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김 서 량
May I photograph your ears?
Sophia Scheuer · Germany
2009 - 2014
Inkjet print on Aluminium
21 × 14㎝
▲ 김 서 량
May I photograph your ears?
Kikamba · France
2009 - 2014
Inkjet print on Aluminium
21 × 14㎝
▲ 김 서 량
May I photograph your ears?
Daniel Osorio · Chile
2009 - 2014
Inkjet print on Aluminium
21 × 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