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서 량 Seoryang Kim
< I am here · 나 여기에 > Part II
전시기간: 2014. 9. 22(Mon) - 10. 31(Fri)
전시장소: 갤러리 블랭크 www.galleryblank.blog.me
갤러리 블랭크는 소리>를 테마로 2014년 9월 22일(월)부터 10월 31일(금)까지 김서량 작가의 개인展 < I am here · 나 여기에 > 2부를 기획 전시한다. 1부(8.12-9.21)에 이어 진행되는 2부 전시에서는 또 다른 사운드 작품들과 관련 이미지를 선보이며, 작업노트, 에피소드 등 작품의 이해를 돕는 자료들이 함께 공개된다.
김서량 작가는 유년시절 엘리베이터에 홀로 갇힌 경험 이후 앓게 된 폐쇄 공포증이나 가족들과 바닷가 물놀이 중 파도가 덮쳐와 물이 귓속으로 들어왔던 아찔한 순간의 기억들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상처처럼 남아있는 기억을 더듬어서 작업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본인과 비슷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함께 공감하고 대화하며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기를 작가는 바라고 있다. 6개의 오디오 채널을 문 안쪽에 설치한 작품 <No Entry>에서 단단히 연결된 3개의 하얀 문 안쪽으로 긁거나 두드리는 소리가 전달된다. 덩그러니 놓인 거울은 숨겨진 다른 문을 발견하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작품은 널따랗고 낡은 전시장에 설치되어 관객들의 색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2분 45초의 영상(오리지날 사운드: 9분 48초)과 이미지들을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 타이틀과 동일한 명제의 <I am here> 작품은 독일 자브뤼켄과 튀빙엔 거리에 실제 설치된 장면이 영상으로 보여진다. 2분 53초 동안의 영상(오리지날 사운드: 5분 13초)에서 보이는 배수구의 모습은 감옥의 창살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스피커의 단면을 떠올리게도 한다. 작품의 제목 ‘here’도 여기에 존재한다는 의미와 ‘hear’ 듣고 있다는 이중적 의미를 보여주는데, 이미지와 함께 나지막한 소리로 ‘나 여기에’가 한국어로 되뇌어진다. 그 소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저 안주하며 살아가는 자신의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길거리 배수구에 귀를 기울이며 관심을 보이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창살 속에 갇힌 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그는 구출될 수 있을 것인가. 근원을 추측할 수 없는 비시각적 소리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우리는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전시는 휴대폰과 태블릿 PC로는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스피커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컴퓨터나 따로 이어폰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겠다. 또는 소음에 둘러싸여 작가의 나지막한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는데 각별한 주의나 장소를 옮기는 노력을 동반해야할 수도 있다. 비시각적 물질인 소리를 통해 관람자의 상상력과 감수성에 접근하려는 작가의 시도가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둡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반추하며 좁고 갇힌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 머물고 있는 김서량 작가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의 치유를 경험하고 있다. 색다른 표현방식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행위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비결을 깨닫게 할지도 모른다.
▲ 김 서 량
I am here · 나 여기에
2014
Drain, Speaker, 2-Channel Audio
Audio-Visual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 5:13min.
▲ 김 서 량
No Entry
2014
3 Doors, Mirror, Speaker, 6-Channel Audio
Audio-Visual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 9:48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