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쓴 글씨(캘리그라피)는 모필문자를 조형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기술을 말한다. 최초의 손글씨 전문회사로 탄생한 필묵(筆墨)은 기존의 디자인 표현의 한계를 넘어 다양하고 개성있는 한국적 디자인의 세계를 열어가고자 한다.
필묵의 대표 김종건은 한글을 이미지화 하여 한글의 세계화를 꿈꾸는 작가이다. 먹을 갈아 글씨쓰는게 좋아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서예와 함께한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캘리그라퍼 중 한사람이다. 서신용이었던 과거에 비해 서예를 커머셜 캘리그라피라는 상업예술로 만든이 이며 작품서예용만이 아닌 액자서예로 디자인화 되어 대중들과 다가갈 수 있는 상업서예를 시도했다. 김종건 작가의 손글씨 작품은 광고, 출판, 영화, 뮤직비디오, 상품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성시경 뮤직비디오 <외워두세요>에서 신애의 등에 글자를 쓴 장본인이며, 장예모 감독의 <戀人>(2004),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2003),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3) 포스터 필체작업을 했다. 캘리그라피 작가라고 손 글씨 작품만 하는것이 아니라 지금의 예술이 한 가지가 아닌 여러가지 분야의 장르와 믹스를 하는 것처럼 손 글씨도 현대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었다.
디지털시대에 발맞추어 캘리그라피의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디자인의 표현영역을 확장해 나가며 붓과 먹을 적용시켜 새로운 아트상품을 개발하고, 온,오프라인 디자이너 모임과 다양한 행사, 관련기행으로 '필묵문화筆墨文化'를 만들어 가고 있는 김종건 작가는 2002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를 비롯하여 작품이 한글 파괴적인 느낌에 대해 "한글 해체적입니다. 문자의 표현과 함께 한자의 상형문자와 같이 현시대는 쓰기와 동시에 만들기라는 한글의 문자를 표현하는 그림문자의 시대가 왔습니다. 그림으로 보여지는 글씨-그림문자 한글-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을 만큼 매력적인 표현이죠" 글씨 속에 그림과 마음을 담고자 하는 작가는 인간의 다양한 감성과 사상을 표현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로 새로운 손 글씨 디자인을 끊임없이 표현하고자 한다.
"1999년 11월 옛 것이라고만 여겨졌던 서예가 현대 디자인과의 만남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 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손 글씨 전문회사 「필묵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이 되면 필묵이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과거의 타이포그라피는 전달과 가독성이 중요시된 활자적 표현이었다면 현재는 문자를 표현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손 글씨는 그 자체가 창조적인 것입니다. 새로운 시각적 상상력과 모양을 기반으로 하는 한글 이미지를 통해서 지금 이 시대의 새로운 타이포그라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천팔년 시월 ,
한글 「한글 손글씨 책으로 엮다」
필묵대표 김종건 글中,
PHILMUK
Interview
▶ 한글로는 손 글씨라고 말하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에 관심을 갖는 대중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나요?
▷ 현대에는 쓰기 문화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쓰기 문화의 부활을 꿈꾸며,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한글 서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글의 다양한 서체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폰트와 마찬가지로 시각 공예가 시각 공해로 갈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습니다.
▶ 현재 캘리그래퍼(calligrapher)의 인지도가 궁금합니다.
▷ 디자인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것을 한글 '타이포그래피'라고 합니다. 한글에는 상형 한자가 없지만 지금은 문자를 표현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글의 탄생은 찍기에서 쓰기, 쓰기에서 자판 치기, 그리고 다시 2000년도 기준으로 쓰기가 부활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는 쓰기와 동시에 만들기라는 한글을 표현하는 그림문자의 시대입니다. 예로 '꽃'자를 볼 때, 꽃의 이미지 즉, 그림으로서 보여 진다는 것입니다. 이미지로 보여 지는 그림문자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지만 외국에서 더욱 빠르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 서예를 전공하셨는데, 서예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는데 후회하시지는 않나요?
▷ 초등학교 때도 서예를 할 때, 화선지에 먹을 갈아 글씨 쓰는 게 제일 좋았습니다. 그러나 서예가의 작품이 팔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커머셜 캘리그래피라는 상업세일을 하기 시작했죠. 그것도 하나의 서예입니다. 과거의 서예는 작품서예가 아니라 실용서예로서의 서예였습니다. 즉, 주고받고 편지를 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국가에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디자인 분야가 세분화되어 서체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여 로고 타입을 살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상업도 하지만 작품으로서의 서예도 하고 있는 거죠.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이것이 작품으로 만들어져서, 대중들이 서예를 찾을 수 있게 한글이 새겨진 스카프, 쿠션, 방석 등 다양한 형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 캘리그래퍼(calligrapher)로 일하시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었다면?
▷ 성시경 씨의 뮤직비디오 <외워두세요>(2003)에서 여자 연기자로 출현한 신애 씨의 등에 글자를 쓰는 성시경 씨의 손이 사실 제 손입니다. 그리고 연기자 송혜교씨가 손글씨 쓰는 장면을 대역하러 갔을 때는 감독님께서 남자를 왜 데려왔냐고 하셨는데, 다시 제 손을 보시고는 예쁘다고 곧 바로 촬영 들어가자고 하였습니다.
▶ 선생님만의 손 글씨에 대한 예술관을 알고 싶습니다.
▷ 지금의 예술은 서예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또 다른 타 분야의 장르와 융합 되는 문화 속에서 시작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향후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지금 회사를 경영하는 것 보다는 작가정신을 우선순위에 두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붓하고 씨름해야 합니다.
글 | 객원기자 김현지 B
사진 | 객원기자 서희정, 김현지 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