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과거의 곳곳을 낯설게 다녀왔어요.
꿈을 꾸듯 나풀대며 뛰어 다녔지요.
그 순간 난, 그동안 한 번도 날아보지도 못한 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말해 왔단 걸 알았어요.
어쩐지, '지금 떠나.'와 '지금 돌아가.'는 비슷한 말인 것 같아요.
떠나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오니. 촉촉한 초록 봄.
초록 숲에 초록 집을 짓고, 초록주전자에 물을 끓여 그 물이 미지근해질 때까지 창가에 앉아
초록, 초록, 하고 말하고 싶은 느낌 이예요.
이렇게 봄을 당기듯 나를 당겨 안고도 ‘지나간 모든 나’를 그리워합니다.
기하학적으로 생각할 때 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이다.
이것은 점이 움직여 나간 흔적, 다시 말해 점이 만들어낸 소산이다.
선은 점의 움직임에서 생겨난다. 즉 완전히 자체 내에 폐쇄된 휴식이 파괴됨으로써 생겨난 것이다.
직선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수평선이다. 인간의 상상 속에서 이 수평선은 인간이 그 위에 서서 움직이고 있는 지평처럼 면이나 선에 해당한다. 수평선은 서로 상이한 방향으로 반듯하게 계속 뻗어나갈 수 있는, 차가운, 무언가를 싣고 있는 바탕인데 차가움과 편평함이 이 선의 기본적인 울림이며, 이것은 차고 무한한 움직임의 가능성 중에서 가장 간결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수평선에 외적, 내적으로 완전히 상반되어 서 있는 것은, 이 선에 대해서 직각상태로 위치하고 있는 수직선인데, 이 경우 편평함은 높이로, 따라서 찬 것은 따뜻함으로 대체된다. 이와 같이 수직선은 무한하고 따뜻한 움직임의 가능성 중에서 가장 간결한 형태이다.
출처: 칸딘스키 <점,선,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