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시개요 ■ 전 시 명: ‘사적언어’ 2019년 하반기 갤러리 도스 신관 기획공모_ 강민희 ‘Our Hours’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28 (갤러리 도스 신관) ■ 전시기간: 2019. 7. 17 (수) ~ 2019. 7. 30 (화) 2. 전시내용 갤러리 도스 신관에서는 7월 17일부터 30일까지 강민희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절제되고 정제된 거울과 아크릴 소재를 활용하여 마음의 창을 물질화한다. 편지에 쓰여진 글처럼 사각형 패턴이 새겨진 투명한 화면은 보는 이의 마음 안에서 그들만의 주관적인 방식으로 읽혀진다. 구체적이거나 직접적인 형태는 없지만 차갑지만 따뜻한 정서가 함축된 추상의 패턴은 오히려 감정을 폭넓게 담아낼 수 있다. 기쁨과 슬픔 혹은 고통 등의 보이지 않는 감정의 영역을 투명한 재질이 가진 반사와 투영의 특징을 적용하여 작품화한 이번 전시는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허물고 표현의 영역을 확장한다. 작가노트 - Our Hours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미묘한 감정들의 순간적 영역이 상대방에게 암묵적으로 전해지고 느껴질 때 마음은 더없이 애절하고 간절하다. 나는 이를 ‘빈 편지’에 비유했다.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공유했던 시간을 담아내고 그들의 관계를 증명하는 편지는 한 글자씩 쓰여지는 언어의 물질적 구성이므로 비 물질적인 감정, 생각 등을 의도대로 전달하기에 한계가 있으며 그 뜻 또한 쉽게 변질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빈 편지’는 글로써 이미지나 장면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표현과 비 표현이 공존하는 상상과 추상으로서 의미에 제한을 받지 않은 채 원초적 감정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할 수 있다. ‘Our Hours’에 새겨진 규칙적인 사각형 패턴은 빼곡히 적혀 있는 편지 글의 물질적 형태를 나타내는 동시에 텅 비어 있으면서도 가득한 추상의 ‘무(無)’를 상징한다. 액자를 포함한 여러 레이어의 사각형 구조는 마음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窓門) 역할을 하며 보는 사람의 시각과 보여지는 공간의 조화로움에 기여한다. 투명한 아크릴과 거울은 빛을 투과시키고 반사함으로써 평면적인 재료의 또 다른 입체적 영역을 확장해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사람의 은밀한 내면적 공간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은 시각적 은유가 완성된다. 생각과 감정 등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단편적인 관념들의 파편들은 빛에 의해 파생된 일시적인 그림자와 거울의 reflection으로 표현된다. 이렇듯 나는 작품 주변 공간의 빛과 색의 움직임을 통해 ‘자아의 창문’을 시각화 하려 했다. 사회 심리학자인 George Herbert Mead가 인간이 외부 세계와 갖는 관계를 ‘자아의 창문 looking-glass self’으로 비유했다. 가족, 친구 등 ‘의미 있는 다른 사람들 significant others’과의 관계를 통해 내면에 여러 자아를 형성한 우리는 ‘자아의 창문’을 통해 외부 세상을 바라보며 기쁨, 고통, 슬픔, 안도 등의 감정을 느낀다. ‘ Our Hours’는 단순히 시각적 표현에서 끝나지 않고 내면과 외면이 만나는 추상적이고 암시적인 형태의 장소가 되어 편지를 받는 사람의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기억을 초대해 그 만의 ‘빈 편지’를 읽게 만든다. ‘빈 편지’ 속에 담긴 내용은 audience의 관점에 따라 매우 주관적이고 광범위한 추상이다. 보이는 글이 없어 아무 의미가 없는 백지로 비쳐질 수 있는 한편, 그 누군가의 내면적 공간에는 애절하고 간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