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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한 선 첫 개인전
작가노트:
눈을 뜨다가 감았다. 눈을 감으면 하얀 도화지에 아무 것도 없는 꿈을 꾸게 된다. 그리고 한 마리의 뱀이 자신의 꼬리를 삼켜서 동그라한 원을 만든다.
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심상인가!
뱀은 나에게 있어 중요한 이미지이다.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뱀의 모습에서 나는 시작과 끝은 있으나 구별되지 않고 계속해서 회전하고 변형하는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전시될 그림들을 통해서 나는 우로보로스의 꿈을 꾼 뒤 7년 이상을 환청과 고락을 함께 하며 흩어지는 정신의 현을 고르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나에게 있어 우로보로스의 꿈은 시작과 동시에 끝, 그리고 부활을 의미한다.
정신 장애 당사자로서 단속적이며 파편적인 감각들을 모아보려고 애썼고, 한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눈물로 그림을 그리던 시기를 카이로스의 때로 옮겨놓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기 이후에 나는 다시 깨어나 눈을 감고,
큰 원을 그리며 그림을 마주 하고 있다.
고유한 선 작가는
현재 추계예술대학 서양화과에 재학중이며, 정신장애당사자인 단체 ‘광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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