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적 그리스도인 입니다..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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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통에 목적을 둔 예술을 지향하는 한사람으로서 우리사회를 보노라면 ‘소귀에 경읽기’,‘밀어 부치기’ 등의 불통의 글귀만이 떠오른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아흔 아홉을 가진 자가 백을 채우기 위해 하나를 가진 사람을 착취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흔 아홉을 가진 자가 백을 채우기 위해 하나가진 자를 착취하도록 도와준다. 크고 작은 경쟁이 없었던 시대는 없었을 테니까 경쟁자체를 부정할 뜻은 없지만 경쟁에서 패한 상처뿐인 약자가 적어도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서도록 돕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그건 아름다운 경쟁이라 볼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사회의 경쟁은 출발선부터가 다른 불공정한 룰에 의해 치뤄지는 경쟁아닌가? 남편의 실직으로 자식의 학원비를 마련하겠다며 노래방 도우미로 뛰어든 아내, 사채업자의 악랄한 수법에 말려 써준 신체포기각서,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허름한 화장실 한켠에 붙여진 스티커 등은 2등을 인정하지 않고 잘먹고 잘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로 인식되는 천박한 비전만이 존재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병폐다. 내가 ‘숨어서 드러내기’를 시도하는 이유는 인적이 드문 장소를 택해서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담보로 누군가와 모종의 거래를 시도할 만큼 위기에 처한 경제적, 사회적 약자의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이해하고 언젠가 될지모르는 예비2등과 소통하기 위함이다.

  Heterotopia#9
사진 | 125X100cm | 2009
 
양진우 | Slight Monument Scene
김소영 | 행복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