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힘》은 ‘색’ ‘바다’ ‘숲’이라는 각자의 확대경을 통해 들여다본 ‘풍경’에 대한 전시다. 주로 자연 풍광에서 얻은 감흥을 묘사해 온 김동철, 문인환, 추니박 세 명의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각기 다른 개성으로 나만의 '풍경의 힘’을 갖기까지 과정을 돌아보고, 하나의 테마를 오랫동안 이끌어가고 있는 세 작가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 작가의 최근 신작들과 함께 김동철 작가의 2008년 작품, 문인환 작가의 2006 · 2016년 작품, 추니박 작가의 1997 · 2016년 작품 등 지난 작업과 과거 도록들을 함께 전시하여 ‘과정’으로서의 면모를 좀 더 부각하고 이들의 지난 여정이 직관적으로 와 닿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자연이 가진 색을 통한 시각적 휴식을 추구하는 김동철 작가, 바다에서 만난 대지- 갯벌에서 영감을 받은 문인환 작가, 숲에서 발견한 내면의 이야기를 풍경으로 재해석한 추니박 작가- 이들은 자신의 작업 세계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각각 ‘색’ ‘바다’ ‘숲’을 말한다. 외형적 이미지의 재현을 뛰어넘어 관념적 풍경이라 불리는 이들의 작업은 가까이 다가가 대상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수없이 관찰하고 기록하는 충실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작가적 정신으로 행하는 모든 작업의 과정을 거쳐 드러나는 것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자연과 세상의 아름다운 한 단면이다.
김동철 작가는 대상의 구체성보다 그 대상으로부터 받는 느낌에 천착한다. 김동철의 작업소재는 궁극적으로 휴식과 평온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인이 일상에서 장시간 접하게 되는 핸드폰, 컴퓨터, TV 등 모니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광선으로 지친 시감각에 휴식을 주기 위해 우리 눈이 가장 편안해 하는 명도와 채도 위주의 색상을 주조색으로 하여 제작하였다. (김동철 작가노트 발췌)”
낮에는 뭍이었다가 밤에는 바다가 되는 서해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온 문인환 작가는 단조로운 갯벌의 모습을 긴장감 있는 구도로 펼쳐보인다. 작가는 ‘침묵의 땅’이라 명명한 갯벌을 바다의 종착지이자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의 시초로 본다. “갯벌은 상처를 위로하고 보듬고 치유하는 땅이며 자연정화의 능력을 통해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 되어 속세에서 받은 찌든 무게감을 씻고자 하는 염원의 심리이다. (문인환 작가노트 발췌)"
현장에서의 스케치로 영감을 얻고 작업실에서 상상력을 더하는 과정을 통해 작업을 완성해가는 추니박 작가는 끊임없이 숲을 그리며 ‘나만의 숲’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는 끊임없이 사생을 하고 메모를 하면서 내가 봤던 자연을 기록하고 그것을 토대로 작업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터득된 경험과 기록, 기법과 형식을 가지고 나는 나의 풍경화를 완성해가고 있다. (추니박 작가노트 발췌)”
색, 바다, 숲을 통해 들여다본 풍경-자연은 곧 이들이 세상을 보는 나름의 방식이자 관점이다. 색을 재현하기 위해, 바다를 그리기 위해, 숲을 표현하기 위해 긴 시간을 축적해 온 중견 회화 작가 3인의 '나만의 풍경'을 통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며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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