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영 작가의 8 번째 개인전인 FLOW에서는 빛에 대한 실험이 보다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그간 작가가 보여줬던 인간과 인간,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탐구를 여전히 중심적인 주제로 두면서, 이를 다양한 빛의 조형언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흐름이라는 뜻을 가진 FLOW와 같이 인간-인간-자연과의 유기적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자연스러운 몸짓의 흔적을 인공적인 빛과 자연의 빛이 어우러지는 작품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2. 전시특징
-LED 빛의 잔상을 담은 빛의 드로잉
LED 빛의 잔상을 동영상 화면에 담아 한 폭의 빛의 드로잉을 연출한다. 빛의 흘림을 통해 우리의 몸에서 발산하는 ‘에너지’와 ‘생명’을 상징화하고, 인간이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곡선의 궤적을 담아내어 인간만이 담아낼 수 있는 ‘아름다움’의 흔적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 흔적들을 보면, 서로 만나기도 하고, 각자 질주하기도 한다. 이러한 궤적들은 타인과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사는 우리의 삶을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기도 하다.
-인공 빛과 자연 빛의 조화: LED 영상과 나전칠기
이번 전시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가장 한국적인 자개를 기초로 하여 인공의 빛과 자연의 빛의 조화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첨단의 빛인 LED 영상과 그 영상을 둘러싼 자연의 빛인 나전칠기 프레임의 조화를 시도하여, 영상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자연스럽게 발하는 자개의 빛을 통해 영상의 잔영을 다시 프레임의 빛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작품 중 자개를 이용한 나전칠기 당초무늬를 표현한 작품에서 영상 안의 하나하나의 점은 실제 LED옷을 입은 사람이 이루어 낸 형태로서, 나전장식의 방법 중의 하나인 끊음질과 유사하며 LED의 반짝이는 빛과 칼라의 느낌이 영상 밖의 프레임의 붙어있는 자개의 반짝임과 유사하다.
진시영 작가는 2005년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뉴폼(New Form)을 전공하고 귀국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스튜디오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국내외 미디어아트 전시 및 비엔날레에 참여해왔으며, 영상설치작업과 LED를 이용한 작품 뿐 아니라 건축까지 확장한 미디어파사드 작품까지 발표하여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