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 윤순란 개인전
▶ 기 간: 2013. 11. 14 (목) – 11. 21 (목)
▶ 초대일시: 2013. 11. 14 (목) 5pm
▶ 장 소: 갤러리 에뽀끄 (서울시 종로구 재동 38-1, T. 747-2075)
이번 전시는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정신적 또는 정서적인 요소들에 대한 주관적 해석의 결과물이다.
이 전시는 벽면 전체를 일정한 간격으로 채우게 될 108개의 추상화된 인체 조형물과 함께, 중심 바닥 면에 놓일
하나의 사실적 인체 조형물로 구성된다. 벽면에 걸리는 조형물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매체로 108가지의 서로
다른 추상적 개념들을 구분해서 시각화한 것이고, 중심에 위치한 인체상은 주변을 둘러 싼 모든 번뇌의 주체를
나타내게 된다.
상징적인 숫자 108은 인생 전반에 걸쳐 인간의 내면을 지배하는 수많은 번뇌를 가리킨다. 특정 번뇌로 인해 뜻
하지 않은 순간 인생살이에 굴곡이 생겨 나기도 하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삶을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계기에 직면하게도 한다. 또한 어느 한 순간 특정 번뇌에 마음을 온통 빼앗기기도 하고, 때로는 순차적으로 때로
는 동시다발적으로 다수의 번뇌에 지배되기도 한다. 내 의지의 범주를 벗어난 외부 자극에 마음이 흔들리는 심리
적인 유약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어지러운 마음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간과하
는 무지함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이라면 대다수가 겪게 되는 한계이다. 마음에 드리워진 빛이자 그늘인
번뇌는 누군가에게 정신적인 평정을 위해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하고 삶을 이어 나갈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108 번뇌를 은유적인 유머로 풀어낸 이 전시가
관람자에게 의미 있는 물러서기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로서 각자에게 주어진 번뇌의 깊이를 가늠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작가노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