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어깨가 축 처진 어른이 되어 있습니다. 하루하루 설렘을 잃어가고 있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눈을 빌려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세요. 유쾌한 에너지와 통통 튀는 위트가 가득한 작품들 속에는 현대사회를 재치 있게 해석하는 작가정신이 빛납니다. 보는 즐거움, 반전의 즐거움, 생각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어른들의 원더랜드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재열_산수도_116x91cm_장지에 아크릴채색_2011
전통적인 주제와 형식에 뿌리를 두면서 도형이나 기호, 개성 있는 캐릭터를 활용해 조선시대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한국화에 존재하는 전통에 기반을 둔 권위는 해체되고, 그 틈 사이로 천진함과 유쾌함이 얼굴을 내밉니다. 작가가 새롭게 창조한 세계에는 전통적 사유와 현대적 상상력이 공존하여 관객에게 끊임없이 대화를 건넵니다.
여준환_Artemis_91x61cm_캔버스에 유채_2014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색색깔의 사탕, 알록달록한 색상의 장난감, 그리고 통통한 손가락을 꾸며주던 장난감 보석 반지는 서랍 속 소중한 보물이었습니다. 여준환 작가의 작품에는 이 '보물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어딘가 잘려나간 듯한 화면 구성이 밝게 웃고 있는 장난감의 표정과 맞물려 공허한 느낌을 줍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향수를 자아내면서도 소유에 대한 욕망이 플라스틱처럼 가볍고 허무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권신홍_궁그미 할아버지_45x45c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14
권신홍 작가의 작품 속에는 할아버지가 "Another world"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거나 '쿨한' 모습으로 맥주잔을 쥐고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들의 이름은 "궁그미"와 "금요일"입니다. 이 단어는 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작품의 제목으로 주인공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젊은 감각의 노인은 귀엽기도 하고 엉뚱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유쾌한 모습은 노년층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의 인생과 꿈, 매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합니다.
옥승철_No. 28_80x100c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14
만화적 기법의 차용은 현대미술의 전개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인 팝아트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양식 중 하나로 대중문화를 예술 안에 끌어들이며 신선한 자극을 가져다줍니다. 옥승철 작가의 작품 속 캐릭터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No. 28"이라는 캐릭터의 이름에서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읽을 수 있습니다. 탄탄한 작가정신 위에 쌓아올린 만화 특유의 위트 있는 표현이 공간에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