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 X OPENGALLERY, 신진작가의 원화를 사옥내에서 만나다 Ⅲ: 떠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展
전시기간 : 2015년 05월 11일 ~ 07월 31일
(종료일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전시작가 : 류지선, 강준석, 이예림, 문호
전시장소 : 네이버 그린팩토리 2F 도서관 쪽 복도
우리는 때론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낯선 땅으로 떠나고 싶어 합니다. 살랑이는 바람이 코 끝을 간지럽히고 반짝이는 햇살이 체온을 높여줄 때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라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여행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는가 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랑과 정착에서 오는 갈등, 설렘, 그리고 낯선 곳에서 만난 건물과 사람 등 일상을 떠나면 비로소 가지게 되는 다양한 시각을 담은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의 가정(家庭)을 꾸릴 때 ‘집(家)’이라는 말이 들어가듯이, 과거부터 '집'이란 인간 생활의 삼대 요소인 의식주에 해당하는 중요한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전쟁, 이민, 여행 등 타의 혹은 자의로 ‘집’을 떠나 유랑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류지선 작가는 거주 공간으로서의 집과 이동 수단으로서의 말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조합합니다. 이질적인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변화된 집의 의미와 떠남과 정착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강준석 작가의 작품은 어린 시절 꿈꾸던 동화 속 세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우뚝 선 나무에 날아드는 흰 새나 비행기를 운전하는 토끼 등 의인화된 동물이 순수한 세계를 선명하게 환기시킵니다. 남다른 서정성으로 표현된 몽환적 세계는 단순하고 함축적인 면과 선으로 그려져 복잡한 현실에서 벗어나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합니다.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 지어진 신비로운 세계에서 향수와 감동, 환상과 신비가 생동합니다.
도시의 건물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합니다. 어쩌면 도심 속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건물일지도 모릅니다. 이예림 작가는 뉴욕과 서울 등 도시 곳곳을 휩싸는 건물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단순한 색면에 비해 정교하게 표현한 선과 특유의 질감은 도시의 풍경을 입체적으로 나타내며 차갑고 단조로운 도시를 보다 유연하게 펼쳐 보입니다.
뉴욕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캔버스 위에 펼쳐집니다. 픽셀 단위로 색을 분해한 후 다시 이들을 혼합하여 분위기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문호 작가의 작업은 입체적인 현실 공간을 평면으로 재구성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에 공간은 더욱 단순해지고 색채는 더욱 강렬하게 스스로의 존재를 부각시킵니다. 작가는 바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그들이 느끼는 설렘, 아쉬움, 외로움 등 다양한 인간 감정을 작품 속에 담아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