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는 있다. 그러다 없기도 하다.
경계는 그 자체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 나로부터 발생하는 것일까.
경계에 서서, 경계를 보고, 경계를 생각하다 보면 경계가 없어지는 순간이 온다.
project SUE의 세 번째 프로젝트인 <無경계> 전이 오는 4월 19일부터 4월 26일까지 갤러리 R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노민과 이수진의 작업이 소개 된다. 두 작가의 작업은 모두 작가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 주제나 방식이 너무 개인적이지 않기에, 작가의 이야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노민의 <흑석오디세이아>는 스스로를 불시착한 외계인이라고 느끼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상작업이다. 작가는 이 영상을 ‘환상다큐멘터리’라고 칭한다. ‘환상’다큐멘터리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상은 다큐멘터리이지만 실제의 기록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실제와 환상, 드러냄과 감춤, 직설과 은유가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 이수진의 그 이야기>는 사진의 기억 환기 작용에서 출발한 프로젝트 형식의 작업이다. 타인이 찍은 사진에 작가의 이야기를 텍스트로 작성한 것이 작업의 기본 틀로, 형식적으로는 사진+텍스트 형태를 띠고 있다.
세상에는 경계가 있고, 예술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그 때가 무언가 생하는 순간이 아닐까?
글 기획 이수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