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시 구성
① 사진전 : 10개월 동안 비무장지대 안팎을 기록한 사진 266점 전시
► 특성 :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구성 (세부적으로는 13부분으로 구성)
도입부 - 60년 전 이 땅에 일어났던 전쟁의 모습 그대로 박제된 흔적을 보여주는 공간 1부 - 수색과 경계의 작전업무를 펼치는 병사들, 갈라진 우리 민족, 우리 국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쟁이 끝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보여주는 공간
2부 - 아무나 갈 수 없기에 원시(原始)로 남았으며, 누군가가 지켜줬기에 생명이 부활한 자연공간으로써의 비무장지대로서 미래에 대한 희망의 공간.
► 전시형태 - 대형프린트 220x150cm에서부터 25x20cm까지 다양하게 구성, 단작, 시리즈 사진 혹은 103장, 16장씩 묶음사진으로 설치.
② 3D 체험관
③ 360도 파노라마 VR 체험관
④ 군사와 생태로 분리된 영상 다큐멘터리 상영
2. 전시 소개
60년 전 우리 민족의 아픔이 멈춘 지점. DMZ는 57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의 가장 특별한 장소가 되었다. 이 전시는 조선일보 창간 90주년을 기념하여 사진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Inside the DMZ 특별기획팀이 지난 10개월 동안 촬영한 155마일 비무장지대의 아픔과 희망을 담고 있다.
사진이라는 창을 통해 이 자리로 옮겨진 DMZ는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전쟁의 흔적, 휴전의 상황을 바라본 시선이다. 이는 시간을 붙잡는 매체인 사진을 통해 지난 57년 동안의 갇혀진 시간을 우리 앞에 풀어낸 것으로 DMZ 내부의 극단적 긴장 상황을 보여준다. 두 번째 관점은 자연 공간으로써의 특징에 집중되어 있다. 분단의 현장, 이 침묵의 장소에는 세상 여느 장소와 같이 인간과 동식물이 살고 있고, 산과 강이 존재하며, 하루 24시간이 흘러간다. 하지만 오랜 전쟁의 기운은 이 모든 것들에 당연하면서도 특별한 양면적 특성을 부여하고 있다.
사진은 특별한 공간에 대한 기록을 오래전부터 담당해왔다.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과 정복의 최전선에는 항상 사진가가 함께 했고, 우주로 향하는 탐사선과 위성에도 빠짐없이 카메라가 장착된다. 그 이유는 이 매체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인간의 경험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불과 50km, 그럼에도 지구 어느 곳보다도 우리의 마음에서 멀어져 있는 우리 땅 비무장지대. 공동기획팀원들의 시선을 통해 잠자고 있는 한반도 중심 907㎢의 내일을 생각해 본다.
1부 - 멈춘 전쟁
1000일 동안의 전쟁. 그 여운을 아직까지 머금고 있는 공간. DMZ에는 끝나지 않은 전쟁의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반도를 동서로 가르는 수 겹의 철책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감시하는 남북 군인들의 교차하는 시선. 긴장 속에서 계속되는 경계와 수색 작전은 이곳에서 행해지는 유일한 인간 활동이다.
강원도 철원, 60x40cm, 2009
2부 - 인간. 생명. 산하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기에 DMZ은 자연 그대로의 질서에 따라 변화해왔다. 60년 전의 전장은 자생의 나무와 꽃을 품었고,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동물들에게 그 어느 곳보다 자유로운 터전이 되었다. 인간이 추구하는 아름다움과 질서의 기준을 뛰어넘는 곳. 이 특별한 생명의 공간은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가 남긴 비무장지대의 또 다른 얼굴이다.
강원도 철원, 60x40cm, 2009
3. 조선일보 특별취재팀 후기
DMZ는 쉽게 속살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 땅에 한 발 들여놓기까지 때론 북한군의 총성이, 굳어진 남북관계가, 허리까지 쌓이는 폭설이 우리의 발을 묶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토록 오랜 시간 우리를 밀어내고 거부했던 DMZ가 마침내 곁을 내주기까지의 기록이며, 끝내 그 땅을 끌어안고 싶었던 우리 마음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DMZ는 시간이 멈춰선 곳이었습니다. 60년 전 처절했던 전투의 흔적들이 나뒹굴었습니다. 궁예가 품었던 부국강병의 꿈이 지뢰밭 속에, 금강산까지 사람들을 실어나르던 철도의 터가 수풀 사이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DMZ는 또 ‘현재 진행형’의 땅이었습니다. 앳된 얼굴의 병사들이 코앞의 적과 대치하는 곳, 고라니가 물을 마시고 두루미가 쉬어가며 멧돼지가 먹이 줄 사람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곳. 거기서는 DMZ의 나머지 절반, 북한땅 어린 군인들의 일상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강에서 고기를 잡아 주린 배를 달래고, 감시장비에 몰려들어 남한 젊은이들을 신기한 듯 들여다봤습니다.
무엇보다 DMZ는 소망의 땅이었습니다. 지금은 망원경으로 서로를 보지만 마침내 얼굴을 맞대고 부둥켜 안을 날이 올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총칼과 폭탄이 사라지고 남북이 다시 만나는 날 그 만남은 바로 여기 DMZ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DMZ는 지금 평화를 가장한 땅이지만 언젠가 평화를 상징하는 땅이 될 것입니다.
그 땅에서 전쟁은 더 이상 옛날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이야기이며,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우리는 다녀와서 알았습니다. 오늘의 모든 아픔이 치유되고 그 땅이 다시 열리기까지 우리는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