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amic Solo Exhibition
김동인 <기행문 器行文>
2021. 3. 17(수) - 3. 23(화)
버려지는 것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도자 제작과정 중 슬립 캐스팅Slip Casting의 페틀링fettling에 주목했다. 페틀링은 석고 몰드의 분할선Parting Line에 의해 기물표면에 생긴 틀 자국을 다듬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틀 자국은 여분의 점토가 되어 버려지게 된다. 일반적인 석고 몰드는 탈형의 효율을 위해 언더컷undercut(몰드로부터 분리하거나 빼내지 못하게 만드는 원형의 부위)을 기준으로 분할된다. 그러나 작업의 효율이라는 기능적 몰드 분할에 국한되지 않고, 장식적 몰드 분할까지 의미를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틀 자국은 버려지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한 슬립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불규칙한 구연부의 질감을 남겨 틀 자국과 함께 번조하는 과정을 통해 슬립 캐스팅에서 버려졌던 부위들은 영구적으로 간직할 수 있는 형태를 이룬다. 따라서 고착화된 틀 자국과 구연부의 질감은 사용자의 시각과 촉각, 미각 등을 자극하여 감각의 흥미를 유발하는 쓸모를 가지게 된다. 쓸모를 잃은 것들의 쓸모를 찾아 영구적으로 간직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버려지는 것에 대한 미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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