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Exhibition of ARTTAG
시간과 공간의 산더미
2023. 8. 9. wed - 8. 14. mon
mon-sun 10am-7pm
< 강현아 >
나는 일상에서 생을 관통하는 단서를 포착하여 삶에 품는 의구심들을 미술 작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상의 버려진 사물들을 수집하여 재구성하고 애도하는 행렬로 전시장에 재배치하였다.
행렬은 정지된 움직임이다. 아무것도 없는 빈속의 사물들이 어딘가로 이동한다.
기성품으로 1차 사용되고 난 후의 그들은 오랜 수명과 인간을 닮은 형상으로 또 다른 존재성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쓰고 버린 것들이 인간 문명을 기록하는 용도로 제 위치된다면 어떤 말을 걸어오고 있을까.
무덤은 아무것도 없음의 더미.
무(無)의 더미
▲ 무더미 행렬,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들.석고붕대.분채.아크릴 채색.흙, 가변크기, 2023
▲ 무더미 행렬 일부, 1채널 영상.Tab 10.1 inch, 스티로폼, 2022
< 라이카 >
나에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써 내려가는 항해일기 같은 것이다.
어떤 대상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사유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것으로써
나의 이번 항해 일지는 ‘사라지는 것’들을 다루었다.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하는 생겼다 금방 사라지는 흔적들을 자유롭게 한지에 드로잉 해 나가는 중이었다.
▲ 20CSH-43560#7γ, 한지 위에 아크릴.파스텔.흑연.차콜.연필, 143x74cm, 2023
▲ EWAF-43560#8Ω, 한지 위에 아크릴.파스텔.흑연.차콜.연필, 143x74cm, 2023
< 완 두 >
도시의 후미진 길가, 사람들이 먹다 버린 포도 씨앗으로 나는 먹다 버린 숲이 되었다.
2종 개체 간의 간섭이 일어나고 넝쿨은 뭉게뭉게 피어 올라 교차하고 꼬이고 섞이어
위아래의 구분 없이 혼돈을 이루며 도시의 한 공간에서 버젖이 배경이 된다.
우리들의 얕은 관계는 미련 없이 헤어지고 가볍게 누군가를 또 만난다.
나는 누군가의 입에서 훅 내뱉어 버려지는 포도 씨앗이 아니고 싶다.
더 깊이 너에게로 다가가 네 가슴에 꽂혀 너의 심장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모래알처럼 부서져 흔적 없이 사라질지라도 나는 행복할 것이다.
나는 버려졌고 나는 너의 행복을 바란다. 나의 슬픈 바람이다.
미술이 세계를 구원해 주길 바라지만 예술은 자본의 노예가 되었다. 나의 슬픈 미술이다.
내가 너를 아프게 바라보는 것은 나의 사랑 때문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개인의 존재보다는 관계로 인하여 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가족과 지인들 사이에서 관계로 존재의 정체성이 만들어 진다. 우리는 관계망 안에서 안전하다.
▲ 먹다 버린 숲1, 순지 위에 먹과 분채.석채, 83×85cm, 2023
▲ Deepwhite, 순지 위에 먹과 분채.석채, 35×85cm, 2023
< 이세우 >
나는 빛에 의해 대상을 본다는 것과 기억의 메커니즘을 통하여 그림으로 표현되는 전체의 과정을 작업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해바라기를 보고 기억하면 태양, 생명, 아름다움, 순수, 추억, 노랑, 고흐 등등의
수많은 기억장치와 전기적 화학적인 반응을 순식간에 빛의 속도로 이루어낸다.
그 순간에 비물질적인 느낌, 이미지, 감정 등의 마음 작용이 개입되고 결과물이 그림으로 표현된다.
나의 그림은 대상을 간결한 전체적 이미지로 단순화하여 표현하나 전통적인 제현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상의 빛나는 아름다운 사실들과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넵스와 같은 사연들을 강화한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것은 빛을 발산하는 작은 입자들로 구성되어 발광(發光)하는 이미지로 화면전체에 나타난다.
아마도 작은 점들은 우주의 별이 되고, 나의 인드라망을 연결하는 소실점 일수도 있겠다.
▲ “Sight-Luminescence llll.n1”, 철판프레임 우레탄페인트 도색 위에 그라인딩, 106x106x5cm, 2023
▲ “Sight-Luminescence.n1”, charcoal on Canvas, 164x60x6.5cm, 2016
< 이 완 >
우주, 지구, 삶, 인생은 끊임없이 돌며 순환한다.
때로는 부딪치고 넘어지고 우리의 삶이 순탄치 않게 돌아가듯 지구도 때로는 몸살을 앓기도 한다.
무엇인가의 소멸은 또 다른 생명을 낳기도 한다. 결국 그것이 순환이며 바퀴가 굴러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모든 이들이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평화롭게 굴러가기를 소망하고 소망한다.
▲ Circling, 장지에 먹, 205x147cm, 2022, 輪(바퀴륜, 돌다륜)자를 商代의 전서체 응용
▲작지만크고크지만작은것, 장지에 먹, 197×317cm, 2022, 전서체 활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