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방
Artist. 방은겸 / EunKyum Bang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기획초대전 at.강남
2016년 1월 7일 (목) - 2016년 1월 21일 (목)
SCALATIUM ARTSPACE
사과방,70X95,아크릴 혼합매체,2013
Writer's Note
1.
꼬마 방은겸은 보물 창고를 갖고 있었다. 집안에 흔하게 놓인 평범한 물건이라도 그녀의 눈에 이쁘면 사라졌다.
'아니 ! 이걸 왜 여기다가 숨겨놨지?'
비밀 장소의 물건들은 발각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진 "이쁘다"의 기준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그때의 자신을 떠올릴 수 있을까? 꼬마 방은겸에게 "이쁘다"는 어떤 것이었는 지를.
골든웨이브 _70x101,아크릴 혼합매체 2015
2.
어른 방은겸은 사과를 그렸다. 3년간 나타난 크고 작은 40점의 그림들, 왜 사과만 그리냐고 물어보면 "이뻐서"라고 말한다.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메이크업'하는 기분이야."
"그래 ?"
"응. 반짝반짝 이쁘게 사랑스럽게 그리고 싶어. 남들이 보기에도"
다른 사람의 눈도 중요해졌다.
레드파마_101X70,아크릴 혼합매체,2015
금방_92x92,아크릴 혼합매체,2015
3.
"반복적으로 사과를 그리면서 조금씩 변해"
"무엇이 ?"
"그림이랑 나"
그녀는 사과에 자신을 담나 보다. 그렇다면 보물 창고에 이쁜 것을 감추던 추억의 행동이 '업그레이드'된 것 아닌가? 사과는 자신을 담는 보물창고가 되었다.
여기에는 '나 이쁘지?' 보다는 '나에게 이쁜건 이런거야'가 담겨 있다.
에덴동산,100X160,아크릴 혼합매체,2014
꽃사과_72X91,아크릴 혼합매체,2015
실버댄스,73x91,아크릴 혼합매체,2015
4.
사과와 함께 뱀이 있다. 어떤 날은 달이 있다. 바나나가 사과 뒤에 숨기도 하고 풀 인지 솜털인지 무엇인가를 덮고 있을 때도 있다. 사과 배꼽에 달린 꼬다리가 하늘을 향해 뻗기도 한다. 요즘에는 반짝 거린다. 감추고 싶은 것을 은근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은 것을 살짝 감추기도 한 것 같은 방은겸의 보물 창고 "사과방".
그녀가 한올 한올 '메이크업'한 이쁜 것들을 감상해 보는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