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TEDGALLERY Invitation
KIM HEE JIN Solo Exhibition
' Breath Hard '
2020. 06. 17. Wed - 06. 29. Mon
관계, 연결, 접속, 그리고 사이, 차이, 틈
관계와 관계 사이에 차이가 있고, 망과 망 사이에 틈이 있다.
차이가 미미한 관계도 있고, 차이가 큰 관계도 있다.
결국 삶이란 그 차이를 줄여나가는 (때로는 차이를 키우는 관계도 있을 것이지만) 과정일 것이다.
그렇게 줄여나가면서 너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일일 것이다.
작가의 망 그림은 그렇게 너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 Black grape, 50X40cm, Mixed media, 2020
▲ Breath hard - brain, 130x162cm, Drip paint after taking a silk screen on the canvas, 2019
존재는 숨을 쉬면서 산다.
Breathe Hard. 숨을 쉰다. 힘겹게. 숨을 쉰다는 것, 그러므로 어쩜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보면 힘겨운 일이고, 감동적인 일이고, 귀한 일이다.
작가의 그림은 한눈에도 드로잉에 가깝다.
드로잉은 무의식의 즉각적인 기록을 가능하게 해준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가는 드로잉은 때론 작가자신조차 뭘 그리겠다는 의식,
뭘 그리고 있다는 의식마저 잊게 해준다.
선들은 해체되고 모이면서 때로 추상적인 화면을 만들고 더러는 알만한 형상을 만든다.
어떤 결정적인 형상을 위한 선이라기보다는, 다만 암시적인 형상, 잠재적인 형상, 비결정적인 형상,
항상적으로 이행 중인 형상, 때론 굳이 어떤 형상이 아니어도 무방할 형상,
그러므로 가능한 형상을 예비하고 있는 선이라고 해야 할까.
▲ Breath hard - Landscape, 80X95cm, Ink stick and Mixed media, 2019
▲ Breath hard - send a signal I, 130X162cm, Mixed media, 2019
▲ Connection-Rota story-4, 162.2x130.3cm, drop paint on a canvas, 2018
형태도 색깔도 없는 숨.
숨을 의미하는 아니마는 동시에 여성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생명의 주권을 의식한 상징으로 작가의 그림은 생명의 원천(그러므로 숨들의 샘)에 빠지게 만들고,
존재가 존재자를 잉태하던 최초의 입김으로 보는 이를 감싼다.
치유하면서 치유 받는, 치유의 기운(그러므로 다시, 숨)을 불어넣는다.
_고충환 미술평론가 '숨, 존재의 숨결과 창작의 알레고리로서의 호흡'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