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티엘 갤러리에서 6월 27일부터 7월 16일 까지 ‘산복도로 계단과 삶의 무늬’라는 주제로 김찬수 작가의 사진전이 열린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오로지 산복도로의 계단만 피사체로 담았다. 산복도로는 산의 중턱에 있는 도로를 지칭한다. 부산에는 서구 서대신동에서 진구 범천동을 잇는 망양로가 대표적이며 엄광로, 대티로 등이 있다.
김찬수 작가는 안창마을에서 자랐다. 작가에게 산복도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고 있는 곳이다. 특히 산복도로를 경계로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이어주는 계단은 수도 없이 오르내렸던 곳이며 동시에 가난과 부유함을 경계 짓는 곳이기도 했다.
김찬수 작가는 해가 뜨기 전이나 질 무렵에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통해 산복도로 주위에 사는 사람들의 부유하는 삶을 담아내고 싶었고, 아련한 그만의 향수를 잡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그의 사진에서는 뚜렷하고 정확한 기억들 보다, 어렴풋이 흩어져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리게 한다.
부산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 산복도로를 기점으로 많은 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복도로에서 아래를 내려 보는 풍경은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지만 한때는 망향의 장소였다. 구본호 관장은 “산복도로는 망향을 그리는,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삶의 고된 현장, 부유의 상징인 산복도로 아랫마을 등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변해가고 있는 부산의 산복도로의 의경을 계단을 통해 남기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매주 일요일은 휴관일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