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상을 차리다
Kwon gu yeon
2016. 08. 10(wed) - 08. 16(tue) pm.2
한지의 우연성과 필연에서 나타나는 여성성
본인의 작품은 ‘한지꼴라주’또는 ‘한지캐스팅’의 형태에서 비롯된다. 종이위에 조각낸 낙수지 또는
얇은 한지를 붙여나가거나 한지조각을 캐스팅 방법을 통해서 틀에 부어 모양을 잡아 올리는 방법을
응용하여 작업하게 된다. 두 가지 방법은 공통적으로 한지를 겹겹이 올려나가는 ‘중첩’의 방법을
조형공간 구성에 도입한 것으로써, 공간은 자유롭고 유동적인 흔적의 중첩으로 인하여 생기는 시각적인
지층 공간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말하는 ‘중첩’기법은 한 단위가 부분적으로 그것 위에 있는 다른 단위에
의해 가려짐으로써 생기며 시각의 변화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 테이블:상을 차리다, 종이꼴라주에 채색, 90x70cm
따라서 중첩은 대상의 부분들을 제거하는 속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통합하는 속성을 지니게 되는데
밑바탕이 되는 물질 위에 여러 물질을 중첩시키는 정도에 따라 전체적으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며
이로 인해 화면은 나름의 깊이감이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누적된 중첩을 통해 시간성과 공간성을
드러내 보이도록 했다. 즉 단위적인 형태의 중첩을 통한 물질과 물질의 접촉으로서 조형성을 획득함과
함께 동시에 감수성으로 드러나는 회화성을 표출하는 것이다. 이는 중첩에서 드러나는 우연적인 효과를
가장한, 치밀하게 계산된 본인의 의도가 작품에 담겨져 있음을 이해하고 바라 보아야한다.
▲ 테이블:상을 차리다, 종이꼴라주에 채색, 90x72cm
▲ 테이블:상을 차리다, 종이캐스팅 위에 채색, 53x45cm
한지 고유의 자연주의적 특징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색채가 감미 되어 온전한 그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부드럽고 온화하며 ‘감춰지지만 감춰지지 않는
한지의 아름다움’은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여성성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테이블:상을 차리다, 종이캐스팅 위에 채색, 53x45cm
▲ 테이블:상을 차리다, 종이꼴라주에 채색, 150x150cm
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의 순수한 자연의 상태의 것이 주는 생명력과, 빛을 걸려서 반쯤만 들이는
반투명한 습성, 또한 질기면서도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섬유의 우수성, 영구적인 보존성과
계절의 변화에 신축성 있게 반응하는 보온성, 한지 고유의 우리민족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품격 등 한지의 매력은 여성성과 결부되어 본인 작품 표현에 중요한 매체가 되고 있는 것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