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116번째, 기획초대전
116th anniversary Exhibition Scalatium Artspace,
by Lee Hyang An
Delicate Romance
Artist. 이향안 / LEE HYANG AN SOLO EXHIBITION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기획초대전 강남
2016년 9월 8일 (목) - 9월 29일 (목)
SCALATIUM ARTSPACE
Delicate Romance_15_80x55cm_2015
사진 위에 설치 후 재촬영, 잉크젯 프린트
걱정없다. 불안은 화면 안에 가두어져 있으니. 보는 이는 조바심을 낼 지 몰라도, 사진 속 오브제들은 저너머의 파멸을 맞이할 리 없다. 모든 ‘이미지’에 대하여 우스우리만큼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보편적인 사진 이미지 앞에 놓인 현대인이라면 멀쩡히 두 눈을 뜨고도 프레임 안의 당위성에 몰입하고자 하는, 거의 본능화된 습관의 발현 또한 쉽게 제어할 수 없을 것이다.
Delicate Romance_13_30x24.5cm_2016
‘사진’이라는 매체는 태생적으로 이중성을 지녔다. 이미 스러진 시간을 태연하게 눈 앞에 가져다놓을 뿐 아니라, 모든 입면을 그럴듯한 평면으로 바꾸어 시야를 현혹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처럼 완벽한 허구라 하기도 어렵다. 애초에 카메라란 실존하지 않는 것을 재현해낼 만한 도구가 못 되지 않던가. 혼란의 지점이 거기에서부터 비롯된다. 사진 이미지 속 진실, 거짓의 경계선을 나누어내는 일은 마치 닭과 달걀의 처음을 알아내려는 일처럼 헛되고 모호하기 그지없는 것 같다. 오늘날 넘쳐나는 가상현실의 모태는 사진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다다르면서, 나는 사진의 기묘한 정체성을 좀 더 본격적으로 탐닉하고 싶어졌다.
Delicate Romance_4_45x30cm_2016
Delicate Romance_5_40x26.7cm_2015
Delicate Romance_6_60x43cm_2015
작업은 두 번의 촬영을 거쳐 완성된다. 흡사 불안한 긴장을 유발하는 장면들은 모두가 조작된 것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화면 안의 사물들은 한 공간안에 실재하지조차 않았다. 이미 오래 전에 촬영되고 공간을 떠난 오브제의 이미지들은 전혀 새로운 시공간에서 한장의 종이로써 낯선 오브제를 만나 아이러니해 보이는 상황을 연출하였다.
Delicate Romance_8_45x30cm_2016
Delicate Romance_9_50x35cm_2015
이 연출의 현장이 사진으로 기록될 때, 진실의 중요한 단서가 될 법한 것들은 고의에 의해 프레임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프레임 안의 사물들은 아주 내밀한 흔적만을 남긴 채, 조금 더 완벽하고 안온한 상태로 ‘공존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_ 이향안작가 작가노트중
※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무단도용했을시,
법적 책임을 물 수 있습니다.
작품문의 : artscalatium@naver.com / 02. 508. 7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