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124번째, 기획초대전
124th anniversary Exhibition Scalatium Artspace,
by Lee Sang-Yong
Transitional Landscape
Artist. 이상용 / LEE SANG YONG SOLO EXHIBITION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 기획초대전 상암
2016년 11월 4일 (금) - 11월 18일 (금)
SCALATIUM ARTSPACE
opening reception : 2016년 11월 11일 18:00
1. 익숙함 그리고 낯선 (familiar and unfamiliar)#1 130 × 162㎝ oil on canvas 2012
응시: 도시와 인간의 관계맺기
이상용 <과도기적 풍경>
근대 이후 모더니즘적 시각에 입각하여 형성된 도시는 정형화된 이미지로서 자리잡았다. 고층의 건물들이 밀집하여 풍경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늘 바쁘다. 이 건물에서 저 건물로 옮겨가고, 저 건물에서 다시 또 다른 건물로 달려가며 ‘도시인’으로서의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실용성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하늘을 찌를 만큼 높다란 건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회색빛이다.
2. 익숙함 그리고 낯선 (familiar and unfamiliar)#2 80 x 280cm oil on canvas 2012
3. 익숙함 그리고 낯선 (familiar and unfamiliar)#9 130 × 97㎝ oil on canvas 2013
작가 이상용 역시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디에선가 본 듯한 건물들은 특히 <익숙함 그리고 낯선> 연작 속에서 ‘낯설게’ 나타난다. 그레이스케일로 펼쳐진 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은 작업에서 푸른빛으로 일관된 색감으로 대체된다. 세밀하게 묘사된 건물은 건설의 도구이자 과정인 ‘비계(飛階)’로 뒤덮여 있는데, 이 중첩적인 풍경은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지, 철거되는 중인지, 혹은 재건 중인지를 전혀 유추할 수 없게 만든다. 공사장과 같은 풍경의 테두리에는 마치 창틀로 보이는 사각 프레임이 존재하는데, <과도기적 풍경> 연작에서 두드러지는 이 프레임을 통하여 작가는 본인의 ‘시각’이 풍경을 ‘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가 응시하는 도시는 현대를 공유하고 있는 도시인들이 모두 경험해보았을 모습이다. 도시 건물이 순환적으로 생성되고, 소멸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은 이미 우리에게 깊게 자리잡혀 있다. 이것이 캔버스 안에서 펼쳐지면서 관객들은 그 공간 안에서가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서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체험을 진행하게 된다.
4. 익숙함 그리고 낯선 (familiar and unfamiliar)#10 112 × 145㎝ oil on canvas 2013
관객에게 응시의 기회를 제시함과 동시에 본인 역시 꾸준한 응시를 지속하는 작가는, <응시적 시선>에서 그 응시가 ‘어떻게’ 이루어질 지에 대하여 고민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시선은 도시 건물의 순환적 상황에 대한 인지와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한 그의 응시는 보다 깊은 층위를 내포하고 있다. 건물의 순환에 대한 긍정, 혹은 부정적인 양가적인 가치 판단은 작가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순환 자체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그 내부에 포함된 전복성, 과도한 가변성에 크게 감흥이 없는 도시인들의 인식에 대한 무게감 있는 시선이 작가의 응시에서 중점적으로 작용한다. 도시 속의 도시인이 가지는 ‘가벼운’ 이동성이라는 특성 이전에, 우리가 인간으로서 공간과 맺고 있는 관계가 존재한다. 공간 속에서 우리는 생활하고, 살아가며, 생을 마감하는 또 다른 순환성을 이행하고 있다.
5. 과도기적 풍경(Transitional Landscape )2.oil on canvas.193,9x521.2cm.2016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공간이든지 인간과 특정한 관계가 생성되고 난 후에는 그에게 특별한 장소로서 기능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늘 ‘과도기’에 있는 듯한 도시 건물들의 모습은 특별할 수 있는 장소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준다. 이 불안감은 우리의 인식체계보다는 무의식에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도시인이 늘 외롭고, 위태로운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상용은 <응시적 시선>을 통하여 이 불안함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며, 이와 얽혀 있을 관객들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그는 어떠한 위로를 하고 있지도, 혹은 상황 자체에 대한 타개를 주장하고 있지도 않다. 그저 ‘모습’을 ‘제시’함으로 하여 도시의 풍경도, 그리고 그 풍경이 영향을 미친 무의식도 사유의 대상으로 인지하지 못했던 우리에게 한 번 쯤 ‘생각해 볼’ 시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6. 과도기적 풍경(Transitional Landscape)6.oil on canvas. 97x162.2cm. 2016
7. 과도기적 풍경(Transitional Landscape)7.oil on canvas. 97x162.2cm. 2016
인간과 공간에 대한 선후개념을 따지는 것은 현대에서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공간과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시간 속에서 꾸준한 상호작용이 발생하고 지속된다. 도시 건물의 순환성만큼이나 순환적인 인간의 삶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도시 공간을 형성한다. 형성된 도시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그려내는 이상용의 작업은, 본인의 응시를 통하여 상황과 관계에 대한 관객들의 응시를 유도한다. 그렇게 맺어진 응시로서의 관계는 또 다시 도시공간과 관객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관계성은 청색의 비계들처럼 작품 속에 얽혀 드러나고 있다. (허남주, 예술학)
8. 바라보기. oil on canvas.193,9x521.2cm. 2016
10. 비추어보기.oil on canvas.193,9x521.2cm.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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